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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반니 비스포크" 남편 비즈니스 수트 맞춤 후기 (상담부터 픽업까지)후기 2024. 6. 15. 18:12
금년 5월 17일 마침내 혼인신고를 올렸다. 결혼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예전부터 별로 결혼식에 대한 로망이 없었거니와, 올해는 석사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만으로 족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신 프로포즈는 받기로 했는데, 남편이 시계는 안 차고 다닐 것 같다고 해서, 나는 프로포즈 답례로 정장을 맞춰주기로 했다.
1. 검색 & 고려한 옵션들
정장을 맞추는 건 처음이라 여기저기 검색해봤는데 두 가지 옵션이 나왔다.
1. 기성복을 사서 몸에 맞게 수선해서 입는 경우
2. 처음부터 맞춤 정장으로 입는 경우1번의 경우, "수트 서플라이, 갤럭시 프레스티지, 캠브리지 멤버스"를 리스트로 추려냈고,
2번의 경우, "루쏘소 청담, 명동 반니비스포크, 디아이 테일러"를 리스트로 뽑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명동 반니 비스포크"에서 맞춤정장을 하게 되었다.
이유는 남편이 10년째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맞는 기성복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깨에 자켓을 맞추면 팔이 터져나갈 것 같고, 엉덩이에 바지를 맞추면 허벅지가 터져나갈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하면 최고의 선택인 게,
- 기성복과 맞춤 정장 사이에 크게 가격 차이도 없을뿐더러, (일단 우리가 방문한 곳들은 그랬다)
- 옷 원단도 더 좋았고 (훨씬 다양한 옵션)
- 디자인에 있어서 세세하게 맞춤화가 가능하다.
시간이 좀 더 든다는 점만 빼면 모든 측면에서 맞춤정장이 더 좋았다.
2. 네이버 예약
백화점에서 남편에게 맞는 기성복을 찾지 못한 우리는 맞춤 정장을 알아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검색한 결과, "루쏘소 청담, 명동 반니비스포크, 디아이 테일러" 이렇게 세 개가 제일 유명한 것으로 보였고,
그중에서도 반니비스포크가 제일 후기가 많아서 본점인 명동 반니비스포크에 우선 예약을 잡았다.
예약은 네이버 예약으로 잡을 수 있고, 운영시간에는 보통 10분 안에 예약 확정이 되는 것 같다.
예약 링크: https://m.place.naver.com/place/13486664/ticket
이렇게 옵션이 4개 정도 있는데, 우리는 2번째 비스포크 수트 상담예약(비즈니스 및 캐주얼슈트 상담)으로 예약을 잡았다.
밑에 두 개는 제작이 진행되며 가봉 시 사용하면 된다.
예약이 완료되면 이렇게 안내 메시지를 볼 수 있다.
3. 상담을 위한 방문
처음 방문 시에는 길을 좀 헤맸다. 왜냐하면 장교빌딩 건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갔기 때문인데, 이렇게 가면 길을 헤매게 된다ㅠㅠ 장교빌딩 지하 1층에는 어마무시한 미로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같은 길치를 위해 길 찾는 법을 따로 적어본다.
위에 마크 맞은 편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면 을지로 스타몰 1번 출구가 보이는데
그 출구 바로 앞에 보이는 계단으로 들어가면 된다. 저 은색 조형물이 있는 계단이다.
계단 아래에 이디야가 보이면 바로 가고 있는 게 맞다. 이디야를 지나쳐 내려가면 약국이 보이는데 거기서 왼쪽으로 쭉 걸어가면 반니비스포크다!
이런 고급진 정장들이 보이면 도착이다
4. 첫 상담
첫 상담때는 지각할까 봐 정신없이 뛰어가서 미처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사진 없이 글 묘사로 대신한다ㅠㅠ
입구 사진(샵 전체 분위기가 너무 예쁘다) 내부 사진 상담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첫번째 사진의 정문으로 입장하니, 친절한 직원분이 두 번째 사진에 보이는 책상으로 안내해 주셨다. 마실 게 필요한지 물어보셔서 남편이랑 나 둘 다 그냥 물만 부탁드렸다.
이후 다른 정장을 입은 직원 분이 상담 카드와 아이패드, 원단 수첩(?)을 들고 오셨다.
우선 정장의 목적에 대해 물어보셨고, 결혼 선물로 맞추러 온 것이며 중요한 이벤트 자리에 종종 입을 정장을 원한다고 말씀드렸다. (상견례 등등) 남편은 처음에 더위를 잘 타서 여름 정장을 원했는데, 직원 분은 사계절 내내 입기 쉬운 정장을 좀 더 추천해 주셔서 사계절 정장을 맞추기로 했다.
이후 예산을 물어보셨는데, 결혼 선물인데다가 이왕 오랫동안 입을 정장을 맞춰주는 거 100만원에서 150만 원 사이로 예산을 말씀드렸다. 직원분께서는 그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하시며, 원단들을 볼 수 있는 수첩을 보여주셨다.
(실제로는 예산보다 20만원 오버했는데, 쓰리피스에 대한 로망 때문에 베스트까지 맞춰서 그렇다.)
원단 선택은 이태리 원단, 영국 원단, 그리고 뭔가 하나 더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암튼 총 세 가지의 다른 원단 종류들을 보여주셨고 직접 만져보게 해 주셨다. 그리고 각 원단들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다. 좀 더 묵직하지만 구김이 안 가는 원단과 실키한 원단 등등 여러 원단이 있었는데, 차콜 컬러에 실키한 원단으로 선택했다.
정장은 맞춤셔츠와 베스트를 추가로 하기로 했고 베스트에서 추가금이 38만원 정도 들었던 것 같다.
(후회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쓰리피스 정장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단 선택 후에는 정장의 세세한 디테일들을 선택했다. 정장 자켓 주머니 모양은 어떻게 할 건지, 단추 개수는 어떻게 할 건지, 바지 벨트는 어떻게 할 건지 등등 세세한 디테일을 이미지와 함께 결정할 수 있었다. 정장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됐는데, 다행히 직원분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며, 남편에게 어울릴 것 같은 옵션을 추천까지 해주셔서 쉽게 지나갈 수 있었다.
이후 치수를 재주셨는데 뭔가 드라마에서 볼 것 같은 멋있는 장면이였다. 한 직원분이 치수를 재고 부르시면 다른 직원분이 받아 적으셨는데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었고, 대단히 꼼꼼하게 치수를 재주셨다.
이후 일정에 대해 상담했다. 정장 상담 후 1차 가봉, 2차 가봉을 거쳐 정장이 완성된다고 하셨고, 각 2주쯤 시간이 소요되어 정장 완성까지 총 1달 정도가 소요된다고 하셨다. 이후 일정 예약을 잡았다.
떠나기 전에 정장 비용의 절반을 먼저 계산했고, 나머지는 정장이 완성되면 계산하면 된다.
5. 첫 가봉
네이버 예약 앱에 들어가서 미리 상담한 날짜에 가봉 시간을 예약했다. 가봉복이 완성되면 이렇게 문자로도 알려주신다.
첫 가봉부터는 드디어 사진을 찍었다!! 첫 가봉은 30~40분 정도 소요되었다.
1시 30분 예약이였는데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남편이 옷 갈아입는 동안 다른 손님들도 뵀는데 여자 분도 정장을 맞추러 오신 것 같았다!! 다음에 이차가봉 때 찾아오면 여자 정장 맞춤도 여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셔츠와 바지를 입어본 남편의 모습 신발은 가봉복과 함께 신어볼 수 있도록 대여해주셨다! (2차 가봉부터는 본인의 구두를 가져오면 더 좋다고 하셔서 2차 가봉 때는 남편 구두를 들고 갈 예정이다.)
위와 같이 가봉복을 입어보면 얇은 핀을 들고 다니시며 여기저기 꼽아주시고, 중간중간 질문을 하신다. (바지 높이는 이대로 괜찮은지, 팔을 움직였을 때 괜찮은지, 의자에 앉았을 때 느낌이 어떤지 등등)
아주 꼼꼼하게 체크를 해주시고, 남편의 경우 팔뚝이랑 허벅지가 남달리 굵은 문제(?)가 있는데 불편 사항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확인하고 마크해 주셨다. 남편도 나도 정장 초보여서 불편한 게 있어도 캐치를 못할까 봐 혹은 말씀드리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게 전부 확인해 주신다.
이런 식으로 하얀 초크를 사용해 마크해주신다 정면 옆면 (자켓 없이) 후면 옷도 한분이 봐주시는 게 아니라 두 분이서 같이 봐주신다 남편의 후기에 따르면 기존에 입었던 기성복 정장들은 가끔 움직일 때 옷이 뜯겨져 나갈까봐 조심조심 입었는데 반니비스포크에서 입어본 가봉복은 그럴 걱정 전혀 없이 엄청 편했다고 한다!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2주쯤 뒤에 다시 2차 가봉을 위해 방문하기로 했다:)
6. 두 번째 가봉
중가봉복 완료 안내 메시지 7월 4일, 드디어 대망의 두번째 가봉 날이 왔다. 첫번째 가봉 때와 마찬가지로 문자를 받은 후 네이버 스토어에서 방문 예약을 진행했다.
완료 연락은 6월 24일에 왔으나, 남편의 바쁜 일정 탓에 7월 4일 겨우 짬을 내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부푼 기대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반니 비스포크를 향했다.
2차 가봉 정면 모습 우선 준비된 셔츠와 바지를 입으면 테일러분이 와서 매무새를 봐주신다. 불편한 점은 없는 지 꼼꼼히 확인해주시고 중간 중간 바늘을 꽂아주신다.
2차 가봉 후면 모습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맞춤이라 그런지 정말 완벽한 핏이다.
2차 가봉 옆면 모습 옆면으로 봐도 핏이 딱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보인다. 남편이 기성복 정장의 경우 불편해 했었는데, 이번 정장은 굉장히 편하다는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정장조끼 입은 뒤 후면 정장 조끼 입은 앞면 바지 핏을 봐 주신 후, 정장 조끼를 그 다음으로 입혀주셨다. 마찬가지로 핏이 어색한 부분은 없는 지 두 분이서 꼼꼼하게 체크해주셨고, 이런 데에 문외한인 나와 남편은 해당 작업을 테일러 분들께 믿고 맡겼다.
정장 자켓 전면 정장 자켓 입은 옆면 정장 자켓 입은 옆면2 정장 자켓 입은 옆면3
(왼쪽: 2차 가봉 / 오른쪽: 1차 가봉)
문득 1차 가봉 때와 얼마나 달라졌나 궁금해 비교해봤다. 확실히 점점 더 완성에 가까워지는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2주 뒤에 최종본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며, 최종본 확인 시에 마지막으로 더 수정 사항이 없는 지 확인해주신다고 한다.
7. 최종 픽업
최종 완료 안내 메시지 드디어 2주가 지났다. 네이버 스토어에서 7월 20일 오후 3시 30분으로 방문 예약을 했고 확답을 받았다!
아래는 최종 완성된 정장을 입어본 사진이다.
측면에서 찍은 완성복 정면에서 찍은 완성복 자켓 입기 전 앉아서 찍은 사진 정장을 입을 때도 테일러분들이 옷매무새를 봐주시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셨다.
남편과 나의 반응은 대만족!! 자켓까지 다 입은 모습을 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내 남편이라 그런지 더 멋있어 보이는 그의 모습...
이제 이 옷을 10월에 있을 상견례와 웨딩 스냅 때 입을 예정이다.
정장 가방 완성된 정장은 아래와 같이 고급진 수트 케이스에 넣어주셔서 구겨질 염려 없이 들고 나올 수 있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가족들 정장과 내 정장, 남편 여름 정장도 맞추러 다시 오고 싶다.